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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조경 2015년 가든&가든 <작은 정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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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정원 이야기

 

1. 우면동 주택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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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7월 어느 날 갑자기 불어난 빗물이 우면산 아래 조용하고 아늑한 형촌 마을을 수마가 덮쳤다. 당시 건축주의 회고로는 산에서 검붉은 흙물이 집주변을 온통 휘면서 대문과 담장을 무너뜨리고 길과 마당을 온통 뒤덮어 집들만 물위에 동동 뜬 인생 일대의 가장 무서운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고 한다.

1년여 수마의 흔적을 치우다치우다 지쳐 결국 우리 사무실에 정원 공사 의뢰를 했고 현장 조사를 했다.

아담하고 오래된 2층 가옥 앞 작은 정원, 당시는 산림청에서 수해 대책 마련 차원에서 정원의 규모와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안정성에만 급급해 무지막지한 자연석을 이용해 석축을 쌓아놓은 상태였고, 곳곳에 수해 흔적이 남아 있었다.

우면산 자락과 맞닿아 있는 이 주택은 창문을 열면 우면산의 녹음이 집안으로 내어들고 산새들의 울림이 바로 전해지는 그런 곳 이었다.

산의 흐름을 가만히 살펴본다. 기존 암반의 흐름을 살핀다. 산림청에서 마구 쌓아놓은 석축에 눌려 있는 정원의 작은 둔덕이 암반으로 되어 있는 걸 직감한다. 주변에 노출되어 있는 암반을 보니 같은 암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드러내어 있는 모습이 훌륭하다.

건축주를 설득해 본다. 기존의 석축을 허물고 숨겨져 있는 암반을 찾아 노출시키면 좋겠다고. 처음엔 의아해 하더니 설득 끝에 믿어 보시겠다며 해보자 하신다. 그때부터 이 프로젝트는 드러내는 암반이 가진 자신의 모습에 따라 정원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판단했다.

판단은 옳았다. 기계장비를 이용해 암반의 겉모습이 나타나기 시작 할 때부터는 온전히 사람이 삽과 괭이, 그리고 호미로 암반의 모습을 찾아갔다.

숨어있던 암반의 모습은 아름다웠고, 이 정원의 주인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2. 호평동 테라스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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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군 호평동의 대형 테라스 주택의 작은 외부 공간.

80여평의 복층형 주택공간에 비해 사실상 외부공간은 작았다. 건물을 따라 길게 들어선 테라스는 햇빛을 잘 받고 있었으나 주변의 고층 아파트의 시선에서 그대로 노출이 되어 있는 상태. 모든 시선으로부터 차폐를 할 수 있는 조건을 맞출 수는 없었지만, 근거리 시선만이라도 최대한 막을 수 있도록 고려하기로 했다. 아직 분양이 되질 않아 따로 건축주는 없었고 분양을 위한 분양 전문회사에서 추가 분양 사무실 겸 샘플 하우스를 짓는 것으로 주문을 받았다.

 

전실, 입구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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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를 내려 대문을 열면 바로 전실과 함께 식당이 보이는 구조가 영 맘에 걸린다. 이곳을 외부 창으로 차단하여 실내로 만들고 실내정원으로 계획 하였다.

식당에 연접한 정원 구리고, 대문과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웰컴 가든이 되도록 계획 했다. 애초부터 정원으로 만들 계획이 없었던 터라 배수구와 토심을 확보할 여유가 없게 되어 있는 곳을 포장의 두께와 일부 자연석을 활용하여 어렵게 토심을 확보하고 대문에서는 일부 차폐가 되도록 하고, 현관과 식당에서는 정면성을 가진 작은 정원이 완성 되었다.

 

진입 및 메인 정원

메인정원의 큰 문제는 기 조성된 앞으로 설치된 안전휀스와 좁은 폭의 기존 플랜터, 그리고 메인 정원이 되어야 할 장소의 토심 확보였다. (기존사진 테라스토심, 테라스 1,2)

어떻게든 넓은 거실에서 볼 때 정원이 최대한 깊어 보이도록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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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심 확보는 단계별로 낮근 포장과 장장 두께에 기대에 점차 높여가며 최대한의 토심을 확보하고 기존 플랜터를 목재로 가리며 낮은 관목과 그라스류를 심어 녹지를 최대한 일체화를 하려 노력했다.

정원이 작아 많은 수량을 넣을 수는 없었지만, 식물의 질감과 색감 그리고 크기를 달리 주어 좁지만 조금이라도 깊어 보이는 식재를 해 나갔다.

 

차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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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룸에서 아침에 잠깐 나와 바깥 공기를 마시며 차나 신문을 볼수 있는 공간으로 작지만 독립 된 외부공간을 조성하고 싶었다. 마찬가지로 낮은 토심이 문제가 되었지만, 오히려 목제 데크를 만들고 고 장대석을 놓아 좁지만 최소한의 토심을 확보 할 수 있었다. 주변으로부터의 시선 차폐와 아늑한 공간 조성을 위해 애메랄드 그린과 가을 단풍이 좋고 늦게까지 잎이 있는 화살나무를 주요 수목으로 계획 하였다.

 

3. 압구정동 M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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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동 사거리 고급 클리닉 센타로 치료실 창문 사이로 골목처럼 녹지공간을 만들어 놓은 작은 녹지 공간이다. 인테리어를 하는 업체에서 정말 급하게 도움 요청이 와서 개략적인 안을 짜고 직원들과 철야 작업을 해서 완성한 공간이다. 정원 계획과 수목, 초화수배 및 구입, 시공 완료까지 사흘 밤낮에 걸쳐 정말 속사포처럼 만들어 낸 실내정원이다. 물론 개략적인 설계방향과 간단한 사례사진 몇 컷으로 우리를 믿어주고 흔쾌히 허락했던 오너의 결단력 또한 이일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폭이 1.5m, 총 길이 15m 되는 이곳을 치료 받는 동안 손님들이 숲속에서 치료받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좁은 폭과 바로 건너편 치료실이 창문을 통해 보이는 곳, 이곳에 숲을 만든다? 컨셉을 정하고는 고민에 빠진다. 먼저 오래된 숲의 느낌을 주기위해 굵은 나무를 넣자, 그렇지만 천정고도 낮고 폭도 좁으니 오래된 느낌을 위해 굵고 수피도 좋은 자작나무 줄기를 위아래 자르고 필요한 부위만 엄선하여 꽂아 넣었다. 깊은 숲 연출을 위해 20여주의 자작나무를 사용했다. 하부에는 잎이 큰 그린볼과 네프로레피스, 보스톤고사리, 중간목으로 줄기가 많고 잎이 많은 남천과 송오브인디안 종류들, 그리고 중간에 화분을 넣어 수생식물로 물칸나, , 속새 등을 계획 하였다.

더욱 깊은 맛을 주기위해 사이에 작은 산책로를 두었다. 실제로 손님들이 이용하지는 않지만 관수과 식물관리를 위한 길로 이용하도록 하였다. 이곳은 병원이라 벌레에 굉장히 민감하였다. 간혹 실내 조경을 하고나서 날파리나 나방이 많이 들어 손님들이 기겁을 하는 곳이 생기기도 하고, 식물에게 이로운 토양을 사용하기위해 유기질이 많은 토양을 선택 했다가 지렁이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매우 조심스러웠다. 인공토와 소독된 토양을 사용하고 관수 시 액상비료를 투입하였다. 그리고 오픈하기 전 전체 수목을 소독하고 나서야 그런 불안감을 없앨 수 있었다. 이 또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점이다. 그렇지만, 너무 속성으로 공사한 경우라 시행착오도 많았다. 간혹 식물의 속성을 간과한 경우는 그대로 며칠 못가서 시들어 앓곤 한다. 실내의 광량과 통풍이 그러하다. 이를 세심하게 체크하지 않으면 식물의 생육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유지관리가 어려워진다. 이곳 또한 인테리어 설계를 하면서 녹지의 도입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그 녹지를 위한 통풍이나 조도 등 제반 시설에 대한 배려는 아직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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